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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 유람선에서 본 부여의 저녁 노을이 전하는 고요한 감동부여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경험은 백마강 유람선이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부소산성과 낙화암의 절벽은 육지에서 볼 때보다 더욱 웅장하고 신비롭게 다가온다.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강물 위에 비치면 백제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람선 위 바람은 부드럽고, 물결은 잔잔해 잠시 모든 걱정이 사라진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에서는 저녁 산책을 즐기며 부여의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천년의 고도 부여는 노을빛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궁남지 연꽃의 향기 속으로 백제 무왕의 사랑이 깃든 연못 이야기부여 궁남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연못으로, 백제 무왕이 왕비 선화공주를 위해 조성한 정원이다. 여름이 되면 연못 가득 연꽃이 피어나며, 분홍빛과 초록빛이 어우러진 풍경이 환상적이다. 연못 중앙의 섬과 다리를 따라 걷다 보면 고대 정원의 섬세한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저녁 무렵 조명이 켜지면 물결 위로 반사된 빛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빈다. 백제의 예술적 감성과 사랑의 이야기가 함께 숨 쉬는 궁남지는 부여의 대표적인 감성 명소다.

정림사지 오층석탑 앞에서 마주한 백제의 미소와 섬세한 조형미정림사지는 부여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백제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중심에는 오층석탑이 우뚝 서 있으며, 균형 잡힌 비례와 단아한 형태가 백제 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탑 주변에는 옛 절터의 기단과 석불이 남아 있어 당시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일본 고대 건축에도 영향을 준 백제의 조형미를 상징하는 유적지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맑은 날 햇살이 석탑의 모서리를 스치면 돌결마다 부드러운 빛이 번져나가며 천년의 세월이 한순간에 되살아나는 듯하다.

부소산성 숲길에서 만난 백제의 시간 천년의 흔적을 걷다부소산성은 백제시대 왕성이었던 부여의 상징적인 유적지다. 산길을 따라 오르면 울창한 숲속 곳곳에 옛 성벽이 모습을 드러내고, 과거의 시간이 고요히 흐른다. 산성 정상에 서면 백마강이 굽이돌아 흐르며, 백제 도읍의 웅장한 터전이 눈앞에 펼쳐진다.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단풍이 산성을 붉게 물들여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성벽을 따라 걷는 동안 바람에 실려오는 새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부소산성은 부여 여행의 핵심이다.

백제의 마지막 숨결이 깃든 부여 낙화암 절벽 위의 전설을 따라부여 낙화암은 백제의 슬픔과 아름다움이 함께 서린 곳으로, 백제 멸망 당시 삼천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절벽 아래로 흐르는 백마강은 잔잔하지만 그 속에 수천 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절벽 위에 세워진 백화정에 오르면 백마강과 부소산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노을 질 무렵 붉게 물든 강물은 장엄한 장면을 만든다. 강가에는 유람선이 운행되어 백제의 옛 도읍을 물길 따라 둘러볼 수 있다. 바람에 실려오는 물비늘의 반짝임 속에서, 한 왕조의 흥망과 여인의 애절한 이야기가 되살아난다.